지난번 아일람(Ilam)에 이어 일주일 만에 다시 피크 디스트릭(Peak District)으로 향했습니다. 이번에 간 곳은 Mam Tor(Mother Hill). 이름부터 피크 디스트릭의 하이라이트 느낌이지 않습니까.


일단 오늘의 준비물은 바로 새로 산 반짝반짝 새삥 하이킹 부츠입니다ㅋㅋ 난생 처음 신어보는 하이킹화를 개시합니다.

앗. 그런데 이런......역시 유명한 곳이라 그런지 보통 영국의 산들과는 다르게 길이 너무 잘 정비되어 있네요. 돌길을 따라 그냥 편하게 정상까지 올라가면 됩니다.



정상을 넘어가면 여러 산의 능선을 따라 9km 정도 산책할 수 있는 코스가 있습니다. 하지만 하이킹화를 신고 이렇게 잘 닦인 길을 따라갈 수는 없죠.
산 뒷편 사람들이 적은 한적한 길을 따라 원래 출발점으로 돌아왔어요. 이 길이 걷기도 더 편하고 훨씬 재미있었습니다. 이 길을 따라 싸이클링 하는 자전거들도 종종 있습니다.

근처 Castleton Town으로 점심 먹으러 가는 길에 너무 멋진 곳을 발견했습니다. 꼭 스코틀랜드 느낌이네요.

점심을 먹고 기운내서 오른쪽 돌산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보기에도 조금 가파라 보이긴 했는데 실제로 올라가 보니 경사가 꽤 심하더라고요. 내려오다 미끄러지는 경우도 간혹 눈에 띄었습니다. 다행히 목책이 설치되어 있어서 너무 가파른 곳은 목책을 잡고 올라갔습니다. 남편은 원래 여기가 등산로가 아닌데 목책이 있다 보니 (너 같은) 사람들이 자꾸 올라간다 투덜투덜. 그래도 재미있었습니다!

정상에 올라가니 양들이 한가로이 풀 뜯고 있고, 그 사이 사이에 지뢰처럼 똥들이 있습니다. 요리조리 피해가도 완전히 피할 수는 없네요. 그러려니 하면서 설렁설렁 걸어서 내려왔습니다.


요즘 날이 선선하고 햇빛이 강하지 않아서 하이킹하기 너무 좋아요.
한국에서 등산은 별로 안 좋아했는데, 왜 여기 하이킹은 즐거울까 생각해보니, 영국은 나무가 없어서 풍경이 탁 트여 있는 점이 좋은 것 같아요. 나무들이 좋긴 하지만 산에서 시야와 빛을 막아버린 느낌은 좀 답답하거든요. 정상에 도착해서야 볼 수 있는 풍경을 위해 고된 산을 오르는 건 제 취향은 아닙니다. 물론 여기 산들이 우리나라에 비해 힘들지 않게 올라갔다 올 수 있다는 점도 한몫하겠지요.
(+) Castleton에서 먹은 점심
언제나처럼 피쉬앤칩스, 피자, 햄버거입니다. 왜 이 동네 펍들은 메뉴가 다 거기서 거기인걸까요. 그래도 여기는 맛은 있으니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습니다. (남이 해준 음식에 불평하지 말자 = 주부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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